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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쉬는시간만을 기다리지말고!!! 수업을 바꾸자!!!
사무처
2012.02.19.
1886

후배 사서교사들에게

이제 쉬는시간만을 기다리지말고!!! 수업을 바꾸자!!!

- 이제는 도서관도 바뀔 때입니다. 교육전문도서관을 향하여!!!

 

이덕주 송곡여자고등학교 사서교사

 

지난 20년동안 학교도서관을 운영하면서 또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하는 독서운동을 하면서 특히 학교에서 저는 쉬는시간을 기다려 왔습니다. 저는 점심시간을 기다려왔습니다. 또 수업끝나길 기다려 왔습니다. 점심시간이 40분에서 60분으로 늘어났을 때 저는 환호했습니다. 아이들이 도서관에 올 틈새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방과후에 잠시의 쉴틈도 없이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 이어질 때 저는 절망했습니다. 아이들이 도서관에 올 틈새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빡빡한 학교생활의 그 틈새에서 저는 도서관을 학생들의 일상에 침투시키기 위한 시도들을 다양하게 해보았습니다. 점심시간에 행사를 열어 상품권을 주기도 하고, 사탕을 주기도 하고, 그럴듯한 상장을 주기도 했습니다. 도서관을 이 세상 어디보다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어보기도 하고, 도서관에 온갖 기계들을 모아놓고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하기도 해보았습니다. 학교의 틈새시간에 학생들을 도서관에 오게하고 책을 가까이 하기 위해 별별짓을 다 해보았습니다.

성질이 급했던 저는 수업이 끝나기를 매일 학수고대하다가 지쳐서 감히 교사들의 수업시간과 대결하기도 했습니다. 수업시간중에 명사를 초청해서 희망하는 학생들은 잠시 수업을 빠지고 도서관에서 하는 행사를 참여하도록 진행하며 교사들의 수업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때론 매번 방과후에 보충수업 끝나기를 기다린 이후에 자율학습시간중에 학생들 프로그램을 도서관에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그럴때마다 이미 학원이나 기존 프로그램에 매어있는 학생들을 구걸하다시피 해서 도서관행사의 자리를 채워넣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서 제가 다른 교사들의 수업을 빌려서 도서관에 대해, 책읽기에 대해 수업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아예 직접 수업을 맡아서 수업시간에 정기적으로 들어가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수업은 여러 반을 할수도 없었고 학생들도 수업에 관해서는 비전문가인 저를 기대보다 기뻐하지도 환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의 동료교사들이 수업시간에 어떻게 얼마나 고군분투 하겠는지를 몸으로 알게 해주었습니다. 교사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없을까하는 측은지심을 발동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수업을 통해 아이들과 잘 소통하고 즐거움으로 여기시는 교사들도 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준비해서 해주어도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서는 많은 교사들이 절망하고 있기도 합니다.

수업을 하는 교사들마다 차이가 크다고는 해도 소위 말하는 요즘 아이들을 앞에놓고 때론 그 아이들의 수업평가를 받으며 교사들이 수업을 매일매일 해나가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교사들에게 1년에 단 몇시간만큼은 아이들과의 주의집중 실갱이를 중단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하는 공부를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도서관에 데리고 와서 여기서 관련자료를 찾고 읽게 하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했습니다. 저는 그것이 현재의 여건에서 교사와 학생들에게 숨통을 터주면서 저는 더 이상 틈새시간만을 기다리지 않아도 학생들을 도서관에서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교사 학생 사서교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이 도서관활용 프로젝트 제안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 일반 교사들에게 좀 수월한 수업이 되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는 지겹지 않은 수업이 되어야 하구요. 사서교사는 조금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는 사서교사가 학교내에서 교육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만족과 보람을 찾아봅시다.

여러 시행착오들이 있었습니다. 교사들은 이것도 수업인가 스스로 걱정도 했습니다. 학생들을 단지 도서관에 풀어놓은 적도 있었습니다. 교실에서 하는 자습을 도서관에서 하는 적도 있었습니다. 저도 학생들보고는 자료 찾으라하고 저의 일에 묻혀서 나몰라 한적도 많습니다. 매시간 평화롭던 수업시간마다 도서관이 어지럽혀지고 곧이어 학생들이 몰려오는 쉬는시간이 연이어 질때는 내가 왜 이런 것을 하자고 했을까 후회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수업시간에는 고개를 꾸벅이며 졸던 아이들이, 호시탐탐 숨겨놓았던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던 아이들이, 탐구시간만 주면 딴짓을 하던 아이들이, 수업시간에도 자유시간에도 그저 업드려 있던 아이들이, 그래도 여전히 그런측면도 있지만 자신들에게 탐구주제의 선택권을 주고 그 주제에 대해 스스로 알아보라고 했을 때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바뀐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교사가 그 주제에 대한 안내는 해주지만 많이 거칠고 불친절한 안내만을 해주었을 뿐이지만 그것을 스스로 찾게 했을때 아이들은 전과 다른 활력을 보였습니다. 얼굴에서는 보통 수업보다 생기가 돌았습니다. 여전히 교사의 눈치와 눈길을 피해가면 딴짓을 꿈꾸는 아이들도 많지만 친구들끼리 주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역할을 나누고 할 때는 아이들이 서로에게 집중합니다. 때론 어떻게 하냐며 징징거리고 인상을 쓰면서도 생각을 하고 움직이고 책을 찾아 읽고 자판을 두들기며 검색하고 입력을 합니다. 정말 의욕없던 아이들이 다르게 움직이는 과정을 보면 정말 감동입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검색해도 된다고 하자마자 거침없이 스마트폰을 꺼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손으로 쓰는 것은 싫어하던 아이들이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며 입력하고, 조그마한 핸드폰 자판을 찍어서 메모를 저장하곤 합니다. 책의 내용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기도 합니다. 그리곤 능숙하게 ppt를 만듭니다. 사진도 효과도 지나치지 않게 적절하게 잘 사용합니다. 언제 누구에게서 배웠는지, 아마 대부분 스스로 터득했겠죠. 더 놀라운 것은 발표까지도 잘 합니다. 물론 어떤 조는 누구는 대본을 보고 간신히 읽기도 하고 앞을 똑바로 못 쳐다보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이런 기회는 아이들에게 주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아이는 홈쇼핑을 많이 보았는지 쇼호스트 저리가라하게 설득력있게 힘주어서 자신의 발표를 합니다.

아이들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한해전 아이들보다 훨씬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활동, 자기 발표에 능숙하고 덜 부끄러워합니다. 선생님들도 바뀌었습니다. 집중이수가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교원평가가 선생님들을 돌아보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선생님들이 먼저 아이들을 집중시키기 어려운 수업의 개선책을 도서관에 와서 찾으실려고 하고 아이들을 주체로 세우는 수업을 많이 고민합니다.

도서관도 준비가 많이 돼서 이제 조별로 노트북도 한 대씩은 줄 수 있을 것 같고, 민간학술논문데이타 서비스도 한곳 더 개통했습니다. 국회도서관과의 협약도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더 이상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후 시간만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도서관에서 제가 행사를 할 때는 늘 단골들 위주로 옵니다. 그 단골들은 어쩌면 사서교사의 돌봄과 손길이 없어도 스스로 책을 볼 수 있는 아이들일 것입니다. 어쩌다 교실에 들어가면 도서관에 한번도 오지 않는 학생을 만나곤 합니다. 그러나 교사들의 수업을 도서관에서 진행하게 하면 모든 아이들이 와서 책을 뒤적거리게 됩니다. 물론 이런 수업을 도와드리며 힘 좀 들고 머리도 많이 써야 합니다. 중간중간 후회도 합니다. 그냥 오는 아이들만 쉬는시간, 점심시간, 방과후에 만나면 되는데 꼭 이럴 필요가 있을까 하고... 그래도 동료교사와 아이들을 생각하며 주제와 방법에 대해 의논을 하는 과정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제자들은 졸업할때까지 도서관에서 다른 사람 힘을 빌리지 않고 친구들과 의논하면서 한가지 주제를 탐구하여 정리하여 발표까지 한는 경험을 4-5회는 하고 졸업하는 것입니다. 그 아이가 새로운 세상에서 만날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새로운 문제를 그래도 학교에서 가르쳐준 방법으로 풀어나갈 수 있길 기대합니다.

학교도서관이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을 갖추었다면 제1순위로 교사들의 수업에 도서관이 이용되어야 하는 쪽으로 학교도서관운영의 우선순위를 가져가야 합니다. 특히나 사서교사들이 근무하는 도서관은 당연하고 무기계약이상의 사서라면 도전해봐야 합니다. 쉽지 않은 줄은 당연히 압니다. 쉬운 것만 하고 쉽지 않은 것은 못한다면 무엇으로 전문가라 할 수 있겠습니까?

학교도서관은 그간 너무 열악했기 때문에 학교안의 도서대여점이 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었습니다. 최근엔 학교안에 있는 공공도서관 수준은 된 것 같습니다. 여기서 공공도서관이란 의미는 어떤 비하적 표현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도서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입니다. 단순 도서대출만이 아니라 도서관문화가 함께 있는 도서관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난 감히 학교도서관이 제기능을 발휘한다는 의미는 학교안의 전문도서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교육전문도서관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즉 학교라는 기관안에 있는 전문가들 즉 교육전문가인 교사들을 지원하고 도와줘서 학교라는 특수한 목적을 가진 기관의 목표 수행을 직접적으로 도와주는 도서관서비스 이것이 전문도서관 다운 서비스일 것입니다.

즉 학교 대부분의 일상활동인 수업을 도외시하거나 수업 끝나는 틈새시간만을 기다려서 그때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라 교사들의 수업을 도와줘서 학생들도 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수업이 도서관으로 하여금 가능했다는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서 학교도서관은 본연의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고 교과서적인 이야기고 한국에선 어려운 먼 미래의 일인가요? 이미 전에도 노력했지만 안되던 것 아니었던가요? 지금 교육계 특히 학교는 학교도서관이 교육전문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학교라는 교육기관의 목표가 말로만 전인교육이지 실제론 성적과 입시 절대시장주의 였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선 학교도서관마저 그런 왜곡된 교육의 목표에 동의할 수 없었고 지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왜곡된 교육목표에서 지원점이라면 자율학습장소가 되거나 자율학습 감독교사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이런 현상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사실 대학입시를 목전에 둔 고등학교가 이런 면에선 가장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도 고등학교에 있지만 사서교사가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있는 것이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목표를 지원하고 돕는 것이 보다 수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 후배 사서교사들중에 내가 근무하는 학교가 입시를 중시하는 고등학교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사서교사의 교육적 책무를 잘 할 수 있는 서비스, 학교도서관이 도서대여점이 아니라 교육전문도서관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만들기 어려운 분들은 중학교에서 해보길 권했던 것입니다. 사서교사 한명한명이 소중한데 공공도서관 사서가 근무해도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밖에 안된다면, 사서교사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곳에서 해보자는 의미로 서울지역 공립 고등학교 사서교사의 이동배치를 생각했던 것입니다. 사립도 이런면에서는 유사하기에 교육청에 사립중학교에 사서교사 배치티오를 만들거나 전략적으로 사서교사들이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수업속에 침투하기에 유리한 급격한 변동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수업혁신, 새로운학교, 프로젝트 학습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교원평가의 긍정적 영향에 의한 수업개선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학습이 초등학교부터 시작되어 특성화고 일반인문계고등학교까지 각 교과별로 다양한 수업유형이 수업주제가 개발되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문제풀이나 교과서 참고서 수준에 벗어나서 학생들에게 주제 선택권을 주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습을 해 나가게 하기 위한 교수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도서관이 그런 수업을 하는데 결정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학교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을 상당부분 축소적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도서관이 이런 상황에서도 간신히 도서대여점을 벗어난 수준에 안주하며 틈새시간만을 기다린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긴 하지만 특히 학교도서관을 운영하는 담당자들은 본인이 교육전문가라는 도서관전문가라고 자부하기에는 결정적 한계를 갖게 될 것입니다.

제가 권하는 서비스는 학교안에 있는 공공도서관이라는 관점에서도 제대로 지역사회의 요구와 필요에 맞추어 제공하는 서비스가 될 것입니다. 지역사회와 물과 기름같이 떠 있는 바람직하지 않은 공공도서관 수준에서 학교도서관의 서비스를 멈추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들이 먼저 능동적으로 학교도서관운영의 방향을 바꾸어 가지 않는다면 또 교육현장의 요구에 우리가 수동적으로 반응한다면 어느 순간 우리가 아이들을 살리는 교육에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고 구성하여 자신의 과제를 즐겁게 완성해가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그것이 학교도서관의 최우선적인 존재의미이지 않겠는가? 침투하라! 교사들의 수업속으로!

 

우리 아이들의 교육수준을 한단계 업 시키는데 사서교사는 학교의 무척 유의미한 인적자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주장으로 설득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천으로 현실화시켜 현장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단지 도서관에 대한 우호적인 정권으로 교체가 된다고 해서 사서교사 배치가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상황은 학교안에 공공도서관 역할을 하는 정도라도 있는 것만으로 대한민국 교육수요자와 위정자들은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거기서 만족한다고 해서 우리까지 여기서 만족할 것입니까? 그래서 우리들이 우리나라의 마지막 사서교사가 되시겠습니까?

현실보다 한걸음 더 반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운동입니다. 공문에 의해서만 움직인다면 우리는 관료와 다를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10년전 이백명 미만의 오합지졸? - 선배님들 죄송합니다만 사실 교육수준으로만 보았을때.- 사서교사들이 똘똘뭉치고 움직여서 지금 오백명 정도되는 정예부대를 새롭게 확보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신규의 티도 벗고 대부분 1정사서교사연수도 받으시고 학교라는 사회, 학교라는 교육기관의 돌아가는 분위기도 파악이 되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움직이신다면 조만간 천명, 이천명의 사서교사 시대는 바로 오리라 봅니다.

이제 여러분들 앞에 있는 스스로의 프로젝트를 수행해 나가봅시다.

(학교도서관저널 2012년 3월호)

신형란  12/03/01 12:24  삭제
* 이덕주선생님의 말씀에 정말 공감합니다. * 한국 학교도서관의 변천사: 학교안의 도서대여점=> 공공도서관 역할=> 교육전문도서관 *학교도서관을 경험한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에는... 우리나라도 학교도서관이 교육전문도서관의 역할을 하겠지요?! 10년후, 아니 20년후쯤... * 그때까지는 절망적인 현실이지만, 희망을 가지고 '운.동"을 해야겠지요!!! "현실보다 한걸음 더 반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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