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그래서 새해의 시작은 책을 읽으면서 맞아볼까 하는 생각에 주변에 위치한 공공도서관을 찾았다. 예산이 많이 투자된 탓인지 깔끔해진 도서관은 시설이나 규모면에서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이용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시설을 유지하고 있었다.
과거에 비해 공공시설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루어졌구나. 많은 사람들이 개별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이 많이 갖추어져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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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찾았으나 책이 있어야 할 책장 전체를 찾았음에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담당직원에게 문의를 했더니 같이 둘러봤음에도 찾을 수가 없자 분실됐을수도 있다며 찾게되면 연락을 주겠다며 연락처를 적어둔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니 소장도서가 분실되는 일이 잦은 모양이었다. 특히 수험서 등 장기간 책을 읽어야 하는 도서는 더욱 심하다고 일러준다.
우리 국민들이 납부한 소중한 세금으로 구입했을 소장도서가 분실되는 경우가 많다니, 일부 몰지각한 개인이 작은 이익을 탐하는 바람에 예산이 낭비됨은 물론이요, 구체적인 분실여부도 즉각 밝혀지지 않아 해당 도서를 추가 구입하지 않음으로써 선량한 다른 이용자가 이용조차 할 수 없는 문제점이 생기게 된 것이다. 정말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할 수 없이 다른 도서를 다시 대출하여 도서관을 나오는데 눈에 띄는 광경이 있었다. 바로 소장도서의 분실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도서감지기의 설치 위치가 부적절해 책을 몰래 가져나가기에 너무 쉬워보인다는 것이였다.
디지털자료실, 어린이자료실, 종합자료실, 간행물 자료실 등 자료의 종류별로 체계적으로 나뉘어진 자료실의 개별 출입문에 불법대출을 방지하기 위한 도서감지기가 설치된 것이 아니라 도서관 정문에만 도서감지기가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2층 규모의 건물이다보니 정문 출입구 이외에 책을 넣은 가방을 밖으로 내보낼만한 공간이 복도 창문, 화장실 창문, 옥상 등 너무나 많아 사실상 마음만 먹는다면 별다른 제재없이 누구나 책을 불법대출할 수 있어 보였다. 이른바 눈에 띄지 않게 책을 훔칠 경우 걸릴 확률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정문의 도서감지기도 설치위치가 적절치 않아 옆으로 틈이 있어 그곳을 통해 유유히 왕래할 수 있는 구조였다.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정문의 경우 누군가 옆틈으로 도서감지기를 거치지 않고 나간다 하여 제재할 사람이 없어 그야말로 책도둑을 막을 방법이 없어보였다.
물론 공공도서관의 이용자들이 모두 양심적으로 이용해준다면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양심적이길 바라는 것이 불가능하고, 분실사례가 빈번하다면 좀 더 방지대책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필요한 시설물들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 동네의 도서관의 경우에도 개별 자료실의 입구에 도서감지기를 설치했다면 감지기를 사람들이 통과하는지도 자료실별 직원이 볼 수 있어 빈틈없이 감시가 자연스럽게 이뤄졌을 것이다.
그리고 발각될 위험이 있어보였다면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잠재적인 책도둑의 수도 줄어들었을지 모를 일이다. 지금에라도 전국의 공공도서관 중 분실이 잦은 도서관들은 책의 분실경로가 어떤 곳인지 살펴보고 적절한 대책을 세워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국정넷포터 이창욱 (polarisi1004@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