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운영자료
도서목록
학부모 활동자료
10분 독서운동
도서관 활용수업
독서교육 자료실
도서관 정책
교육/연수/토론회 자료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222
5월 만남과바람 권정생선생님을 찾아 몽실언니 배경지를 찾아
사무처
2010.06.30.
2262



경북 안동, 우리의 영원한 성자聖子

                    권정생 선생님을  찾아 떠나는 하루

                                                                               김경숙(학도넷 사무처장)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권정생선생님집 댁→ 몽실언니문학기행

좋은 동화 한편이 백번 설교보다 낫다고 하시던 권정생 선생님!

“하루치 생활비 외에 넘치게 쓰는 것은 모두 부당한 것입니다. 내 몫 이상을 쓰는 것은 벌써 남의 것을 빼앗는 행위니까요.”

<권정생 선생님 유언장>

내가 죽은 뒤에 다음 세 사람에게 부탁하노라.

1. 최완택 목사, 민들레 교회

이 사람은 술을 마시고 돼지 죽통에 오줌을 눈 적은 있지만 심성이 착한 사람이다.

2. 정호경 신부, 봉화군 명호면 비나리

이 사람은 잔소리가 심하지만 신부이고 정직하기 때문에 믿을 만하다.

3. 박연철 변호사

이 사람은 민주 변호사로 알려졌지만 어려운 사람과 함께 살려고 애쓰는 보통 사람이다.

우리 집에도 두세 번 다녀갔다. 나는 대접 한 번 못했다.

위 세 사람은 내가 쓴 모든 저작물을 함께 잘 관리해 주기를 바란다.

내가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은 것이니 여기서 나오는 인세를 어린이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만약에 관리하기 귀찮으면 한겨레신문사에서 하고 있는 남북어린이어깨동무에 맡기면 된다. 맡겨 놓고 뒤에서 보살피면 될 것이다.

유언장이란 것은 아주 훌륭한 사람만 쓰는 줄 알았는데, 나 같은 사람도 이렇게 유언을 한다는 것이 쑥스럽다. 앞으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전에 우리집 개가 죽었을 때처럼 헐떡헐떡거리다가 숨이 꼴깍 넘어가겠지. 눈은 감은 듯 뜬 듯하고 입은 멍청하게 반쯤 벌리고 바보같이 죽을 것이다. 요즘 와서 화를 잘 내는 걸 보니 천사처럼 죽는 것은 글렀다고 본다. 그러니 숨이 지는 대로 화장을 해서 여기저기 뿌려 주기 바란다.

유언장치고는 형식도 제대로 못 갖추고 횡설수설했지만 이건 나 권정생이 쓴 것이 분명하다.

죽으면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다.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그러니 용감하게 죽겠다.

만약에 죽은 뒤 다시 환생을 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25살 때 22살이나 23살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 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환생했을 때도 세상엔 얼간이 같은 폭군 지도자가 있을 테고 여전히 전쟁을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환생은 생각해 봐서 그만 둘 수도 있다.

2005년 5월 10일 쓴 사람 권정생

 

병마를 끌어안고 묵묵히 견디어 온 그 삶이 수행 그 자체다. 우리 곁을 떠나신 지 3주기, 학도넷에서도 추모문학기행을 나섰다. 선생님의 삶의 흔적을 찾은 많은 사람들은 절로 맑아지는 기운을 받는다. 선생님의 유언장이 우리에게 또 한 번 긴 여운을 준다.

권정생 선생님께서 사시던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에 들어서면 특이한 오층 전탑이 먼저 마중한다. 길 한편으로 선생이 종지기로 16년을 지내셨다는 일직교회가 보이고, 이정표를 따라 마을길을 조금 걸어들어 가면 소박한 오두막이 있다. 마당에는 갖가지 작은 나무들이 있다. 오월에 가면 송알송알 앵두가 맺혀있어 선생님을 더 그립게 한다. 마당 풀숲 사이로 길러 드시던 약초들이며 부추 밭이며 함께 지내던 강아지 뺑덕이 집도 그대로다. 둘러보고 있노라면 잔잔한 정화를 느낀다. 집 뒤쪽으로 낮은 빌뱅이 언덕에 오르면 선생님 오두막 붉은 지붕이 보이고 사과나무 밭이 유난히 많은 조탑마을이 참 고요하다. 선생님 유해를 이곳 빌뱅이 언덕과 그리도 그리워하던 어머니 산소 옆에 나눠 뿌렸다니 빌뱅이 언덕이 묘소인 셈이다. 선생님의 자취는 안동시내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안 전시실에서도 만날 수 있다.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에 먼저 들러 자세한 길안내를 받는 것이 좋겠다.

*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경북 안동시 명륜동 317-1번지 (054)858-0808

 

몽실 언니 문학기행

올해 들어 처음으로 권정생 선생님의 대표작 『몽실 언니』 문학기행이 시작되었다.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과 안동지역문화지킴이들이 그동안 발품을 들여 찾아낸 곳이라 한다. 『몽실 언니』는 보건소에 약 타러 갔던 권정생 선생님이 그곳에서 만난 절강마을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모티브를 잡아 썼다고 한다.

작품의 주 무대는 노루실(안동시 일직면 망호리 노래골 일대)과 댓골(청송군 현서면 화목리 댓골 일대)이다. 해방 후 몽실이네는 살강마을(의성군 단촌면 구계리)에 정착하지만 어머니 밀양댁이 몽실이를 데리고 야반도주를 해서 댓골에 사는 김씨에게 개가한다. 몽실은 여기에서 다리병신이 되어 고모 손에 이끌려 노루실로 온다. 돈벌이에서 돌아온 친아버지 정씨와 새엄마, 동생 난남이와 살던 곳, 노루실은 일직면 운산장터에서 남쪽으로 5리 밖에 있다. 지난해 폐교가 된 망호리의 일직남부초등학교가 있는 골짜기로 그 왼쪽 마을이 노루실이고 오른쪽 마을은 비네미다.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옮겨오려고 힘쓰고 있는 일직남부초등학교는 제법 너른 운동장에 학교를 빙 둘러 나무가 울창한 예쁜 학교다. 『몽실 언니』의 인연으로 이곳에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들어오길 바래본다.

댓골은 청송군 현서면 화목리다. 골짜기가 대통같이 곧게 뻗어 있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라 한다. 면소재지 정도의 제법 큰 마을이다. 노루실에서 운산장터 운산역까지는 2km지만, 기차시간이 잦지 않았던 당시에는 의성역에 도착해도 댓골까지 20km, 걸어서 다섯 시간은 걸렸을 이 길을 걸어 몽실이는 엄마 집과 아버지 사이를 오갔다. 지난 5월, 볕이 쨍쨍한 날, 흙먼지 나는 길을 잠시 걸어보니 몽실이가 느꼈을 팍팍함이 절로 느껴져 눈물이 났다. 댓골(화목리)은 선생의 외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선생은 1946년 일본에서 돌아와 이곳 외가에서 약 2년 정도 살면서 이오덕 선생님이 재직하던 화목초등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화목초등학교를 나와 오른쪽 장터골목을 지나면 선생의 외가가 있다. 전쟁이 많은 사람들의 삶을 뒤틀어놓았다. 특히 여성과 어린아이들에게 더 가혹했다. 『몽실 언니』 로 대표되는 우리네 언니들의 삶이 기구하기만 하다.

댓글달기
이름 패스워드  도배방지 이 숫자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