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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부로 백성들 살린 조선시대 여상인 김만덕
학교도서관
2006.11.29.
2770
꽃으로 피기보다 새가 되어 날아가리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회장인 빌 게이츠가 2008년에 사실상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의 은퇴는 회사를 완전히 떠나는 것이 아니고 아내와 함께 세운 자선단체 ‘빌&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자선사업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우리 역사에서도 기부에 앞장섰던 이런 인물을 만나볼 수 있으니 그가 바로 <꽃으로 피기보다 새가 되어 날아가리>(푸른숲 펴냄)의 주인공 김만덕이다.

김만덕은 양민 여성으로 처음으로 임금을 만나고 당시 제주 여인들에게 적용되던 출륙금지령(出陸禁止令) 때문에 어떠한 경우라도 육지에 나갈 수 없다는 금기를 깨고 금강산 유람을 다녀온 여인이다.

김만덕은 1739년 영조 때 제주도에서 양민의 딸로 태어났다. 그러나 부모를 일찍 여의고 한 기녀에게 의탁하다 관아가 이름을 기적에 올려버림으로써 관기가 되었다가 20여살에 관아에 호소해 양민 신분을 회복했다. 기녀 시절의 검소한 생활로 모은 돈으로 화북포구에서 객주를 열고 장사를 시작한 김만덕은 토착 상인들의 텃세를 이겨내고 조선 제일의 큰 상인이 되고자 하는 꿈을 착착 실현시켜 나갔다. 만덕은 조선 후기 지방 상업의 구조 변화에 명민하게 반응하며 포구에 객주를 차리고 육지와 교역을 하기로 했다. 그는 이익을 좀 적게 보더라도 많이 팔고 보는 전략인 박리다매, 시세차익을 위한 육지와의 직거래, 제주 특산물에 대한 주문 생산제의 도입 등의 장사 수완으로 큰 돈을 모으고 마침내 제주의 공물 진상권까지 따냄으로서 제주뿐 아니라 조선 제일의 거상이 되었다.

신분, 성별, 출생지라는 삼중의 굴레를 벗어 던지고 조선 후기 최고의 여상인이 된 김만덕은 정조 16년(1792)에서 19년(1795)까지 4년에 걸친 흉년과 자연재해로 제주에 최악의 기근이 닥치자 진정한 거상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는 수천금 재산 가운데 여생을 지탱할 것만 남기고 모두 육지의 곡식으로 바꿔 향청에 구호미로 내 놓아 수천 명의 목숨을 구함으로써 남에게 베푸는 것도 하나의 상도(商道)임을 보여 주었다. 정조 임금은 만덕의 규휼을 매우 아름답게 여겨 그의 소원을 들어 주고자 하였고, 제주 사람들 덕분에 번 돈을 제주 사람들에게 다시 돌려 준 것뿐이라고 상을 거부하던 만덕은 다만 한양에 가서 임금이 있는 궁궐과 금강산을 구경하고 싶다는 소원을 말했다.

‘기부’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이전 시대인 18세기에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구한 만덕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보다 능동적인 인물이며 ‘큰 상인’이었으며, 분배의 문제를 고민하고 실천한 선구자였다.

김정숙/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회원, 안천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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