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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는 놀이이자 나눔… 느티나무도서관 이야기
학교도서관
2006.12.03.
2788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구세군 자선냄비도 등장한다. 학교에서는 한 해, 혹은 3년의 노력을 평가하는 시험을 끝낸 학생들이 해방감을 느끼기도 하고, 한껏 게으름도 피워보는 때다. 그러나 이 휴식은 그 기간이 짧을 때 달콤한 것이지, 길어지면 오히려 자신을 무기력하고 나태하게 만들 수도 있다. 나태함과 무기력함에서 벗어나려 할 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고민될 때, 우리 주변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 의외로 큰 도움이 된다.

그의 이름은 박영숙. 두 아이의 엄마이면서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 관장이자,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알마 펴냄)의 저자다. 그는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이름이 낯설던 2000년에 마을 사람들의 쉼터이며 아이들의 놀이터인 느티나무와 같은 도서관을 열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끌어안는 문화운동을 펼쳐 오고 있다. 독서인증제다, 독서이력철이다, 독서논술이다 하면서 책이 입시의 주요 도구로 떠받들어지고 있는 요즈음 추세와 다르게, 그는 책을 아이들과 함께 하는 ‘놀이’로, 소외당하고 상처받는 아이들을 끌어안는 ‘나눔’으로 받아들인다. “경쟁과 평가 대신 어울림과 나눔이 있고, 선생님 대신 이웃과 친구가 있는 곳이라면 아이들이 격려 받고 자극받으면서 맘껏 호기심을 키우고 잠재력을 펼칠 거라 믿으며.”

이 도서관에서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책이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원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이 놀 수 있게 멍석을 깔아줄 뿐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책을 찾아 읽기도 하고, 자기의 도움이 필요한 형이나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친구들과 재미난 놀이를 만들어 놀기도 한다. 아이를 도서관에 맡기기만 했던 어른들도 찾아와 책을 읽고, 함께 토론을 하고, 기꺼이 도서관 도우미로 나서고, 마을 공동체를 가꾸는 활동도 한다.

경쟁과 평가가 지배하는 교육현실에서 나눔과 어울림을 외치는 느티나무도서관은 현실이 아니라 기분 좋은 판타지의 세계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해야 하는지 뚜렷이 알지도 못한 채 경쟁에 내몰리거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향도 잡지 못한 채 떠다니는 우리 청소년들이 이 꿈같은 이야기가 우리와 같이 호흡하는 동시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 신나지 않을까? 백 마디 말로 청소년들에게 훈계하는 것보다 올바른 신념을 실천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지 않을까? 책을 읽고 난 뒤, 박영숙님의 말씀처럼 아이들이 어른들의 ‘뒷모습에서 배우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박정해/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회원, 서울 성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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