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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영국 어두운 뒷면 맑은 영혼 소년 통해 고발
학교도서관
2007.01.29.
2746
 올리버 트위스트

대한이 지나면서 올 겨울도 깊은 강을 지나가고 있다. 봄을 기다리며 모든 생명들이 자신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침묵하는 계절, 겨울은 길고 고독한 만큼 자신의 정직한 모습과 쉽게 만날 수 있고 그것이 성숙으로 이어지기에 좋은 시간이다. 세월에도 그 빛이 바래지 않는 다양한 고전을 읽으며 세월을 넘나드는 삶의 진실을 배우고 자신을 키우는 것은 삶의 무게를 지탱하는 힘을 얻는 중요한 일이다.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가 쓴 <올리버 트위스트>(푸른숲 펴냄)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가난한 고아로 태어나 자신에게 닥친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행복한 삶을 살게된다는 다소 도식적인 이야기는, 어려운 시기를 감내하면 고난 뒤 행복이 올 것이라고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이 작품이 출간 이후 연극, 영화, 뮤지컬 등 여러 예술 영역을 넘나들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 작품은 산업혁명에 성공하고, 대량생산으로 인한 부를 구가하며 그 힘을 세계적으로 과시하던 19세기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한다. 작가는 가난한 구빈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고아 소년 올리버를 통해 더럽고 비참한, 영국의 어두운 면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가난하고 어린 소년을 책임지고 돌봐줘야 하는 구빈원 원장과, 치안판사, 올리버를 맡은 도제의 주인 등은 자신들의 이기적 욕망에만 급급할 뿐 불쌍한 소년에게 인간적인 배려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결국 올리버가 이들의 학대에 견디지 못하고 탈출해 맞닥뜨린 현실은 도둑과 강도, 사기와 살인이 득실거리는 런던 뒷골목의 범죄 소굴이었다. 범죄의 세계에 빠져들어 감옥에 가거나 병들어 죽어야 하는 운명 앞에서, 올리버는 맑은 영혼과 진실함으로 용기 있게 맞선다.

디킨스는 자신이 직접 체험한 영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작품에 그대로 반영했다. 올리버가 5파운드라는 적은 돈에 장의사 도제로 팔려가는 장면은 가난이 끝없이 재생산되는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가진 자들의 여유있는 삶과 가난한 뒷골목 풍경을 단순 대비하기보다는 인간들이 가진 영혼의 색채로 그려내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지금도 학대와 차별을 견디며 노동 현장에 내몰리는 수많은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이 올리버처럼 맑은 영혼만으로 자신을 지켜내며 부와 사랑을 쟁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다. 그러나 한 인간이 올바르지 못한 가치와 태도에 저항하며 좀 더 나은 삶을 꿈꾸는 것은 지극히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올리버가 그랬듯 모든 개인의 발전과 성숙은 바로 거기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현숙/전국 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회원, 영등포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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