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그림책 소식] 여우의 자전거 (지양어린이 세계 명작 그림책 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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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양어린이 세계 명작 그림책 089
여우의 자전거
마르쿠스 군나르 페테르손 글 그림 | 신견식 옮김
지양어린이 | 2025. 4. 25 발행 | 정가 14,500원 | 6세 이상 권장
양장 | 분량 40쪽 | 판형 225X295mm
ISBN: 978-89-8309-744-6
이야기 하나 - 짧은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
어느 날, 호숫가 오두막에서 혼자 살고 있는 여우에게 처음 보는 새 펠리컨이 찾아옵니다. 자전거 여행 중이던 펠리컨의 도움으로 처음 자전거를 타 본 여우는 그 즐거움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자전거가 없는 여우는 다음 여행지로 떠나는 펠리컨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우는 펠리컨과의 즐거웠던 만남을 그리워하며, 펠리컨의 자유로운 자전거 여행을 동경합니다. 마침내 여우는 자전거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실패를 거듭하던 여우는 펠리컨과 함께 찍은 사진 속에서 자전거를 보고 자전거 만들기에 성공합니다. 그러나 브레이크 달기를 깜박 잊고 말았습니다. 그 자전거를 타다가 크게 다친 여우는 실망하지만, 놓고 간 사진첩을 찾으러 돌아온 펠리컨과 함께 다시 자전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야기 둘 - 그림이 보여주는 또 다른 이야기
끊어진 다리, 버려진 가게 그리고 쓰레기로 가득 찬 폐허의 풍경은 이 마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그것은 산업화 과정에서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 비어 버린 농촌의 풍경을 떠올리게도 하고, 전쟁이나 지진 같은 자연 재해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여우는 매일 숲속에 들어가 버려진 물건들을 주워 모아 정리하고 분류하여 쌓아 놓습니다.
“도대체 저런 쓰레기로 뭘 하려고?”
펠리컨이 묻자 여우는 대답합니다.
“그냥, 숲이 깨끗해지는 게 보기 좋아.”
펠리컨이 떠난 뒤 여우는 버려진 물건들을 재활용해 자전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여우가 자전거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패작이라고 생각했던 자전거들이 다른 동물 친구들에게는 딱 맞는 자전거가 됩니다. 작은 자전거는 몸집이 작은 생쥐가, 기다란 핸들 자전거는 긴팔원숭이가, 무거운 자전거는 힘이 센 곰이 좋아하는 자전거가 되었습니다.
『여우의 자전거』는 만남과 소통, 그리고 상실과 회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우는 쓰레기로 오염된 마을의 환경을 회복시키기를 소망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꿈을 잃고 실의에 빠진 다른 동물들과의 관계도 회복됩니다. 동심을 찾으면서 생기를 띠는 동물 친구들의 표정 변화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힘의 원천은 바로 어린이의 마음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그림책입니다,
독창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은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입니다. 고전 만화 스타일의 마르쿠스 군나르 페테르손의 세밀화는 자칫 무겁고 건조해지기 쉬운 이야기에 감성과 활력을 불어놓고 있습니다.
여우의 집 주변에 쌓인 고철과 버려진 물건들은 마치 복잡한 미로처럼 정교하게 묘사되어, 독자들이 그림 속에서 새로운 요소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작은 톱니바퀴, 낡은 파이프, 뒤집힌 양동이 하나까지 모든 것이 이야기의 중요한 단서로 작용합니다.
특히, 자전거를 타고 내달리는 여우의 모습에서는 바람에 헝클어진 털과 긴장된 표정만으로도 자유와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이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이처럼 페테르손의 그림은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며,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와 공감,
『여우의 자전거』에서 여우는 여러 번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끝내 자전거를 완성합니다. 이는 어린 독자들에게 ‘실패는 꿈을 이루는 길로 가는 과정이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 시도하면 된다’는 용기를 심어줍니다. 경쟁과 성취가 강조되는 사회에서 많은 아이들이 작은 실수조차 두려워하고, 완벽한 결과에 대한 압박을 느끼지만, 여우의 노력과 도전은 자신을 다그치기보다 다시 해보는 용기를 가지도록 도와줍니다.
또 이 그림책에서 여우가 실패작이라고 생각했던 자전거들이 다른 동물 친구들에게는 딱 맞는 자전거가 됩니다. 작은 자전거는 몸집이 작은 생쥐에게, 커다란 자전거는 긴 팔을 가진 원숭이에게, 무거운 자전거는 힘이 센 곰에게 완벽한 자전거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나와 다른 사람이 다를 수 있어도 그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과 각자의 장점이 있다는 다양성의 가치를 배울 수 있습니다.
* 『여우의 자전거』는 스웨덴 예술위원회(Swedish Arts Council)의 번역ㆍ제작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습니다.
작가 소개
마르쿠스 군나르 페테르손(Marcus-Gunnar Pettersson)은 1987년 스웨덴에서 태어났습니다. 2013년 콘스트파크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삽화가이자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5년 알베르트 엥스트룀 청년상을 받았고, 2017년에는 『윌바니아(Ylvania)』로 어린이 라디오 도서상을 받았습니다.
옮긴이 신견식은 1973년생으로, 한국외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언어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스페인어·스웨덴어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엄마가 체포되었어요』, 『파리덫』, 『그렇게 큰 사랑은 사라지지 않아요』 등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쓴 책으로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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